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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이야기

내일을 기대하는 오늘

by 순간_ 2020. 3. 12.

코로나 19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겪고 있다.
집 밖을 나설 땐 마스크 쓰기, 

집에 와서는 손부터 씻기.
손님이 반 이상 끊겨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자영업자들과
돈을 벌기 위해 나선 직장에서조차 감염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개강이 한 달 이상 미뤄진 대학생도 이 중 하나다.

 

집에만 있어도 될 합법적인 이유가 생겨버린 대학생들.
하지만 3월에 이렇게까지 여유로워본 적이 없던

우리들은 사실 좀 당황스럽다.
막 피기 시작한 꽃들과 따듯한 봄바람.
3월 초에만 느낄 수 있는

학교의 그 설레고도 어색한 공기를 마주해야하는데.

이를 느끼지 못하는 새내기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는 맛이 무섭다고, 그걸 이미 알고 있는 대학생들 모두 

집에 갇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좋았다.
좋았던 것이 심심해지기까지는 며칠 걸리지 않았다.
금방 익숙해져 지루해졌기 때문이다.
오후까지 늦잠을 자고
지난밤 유튜브 먹방에서 본 음식을 배달시켜 먹고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몇 개를 보고 나면 하루가 다 지나간다.
이런 하루들에 익숙해질 때 쯤 대학생들은 생각한다.
이게 뭐지?

 

크고 바쁜 성취감들로 가득차 있던 일상에서

갑작스러운 해방이 선사되자
바쁘게 달리던 일꾼들은

자기가 달려야 할 길이 사라진 것 마냥 널부러지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기에
남들처럼 가만히 누워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 몇몇은  무릎을 털고 일어나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으며
생각이 끝난 누군가는 조금씩 걸어가기 시작한다.
누워있던 사람들은 

'쟤는 쉬지도 않나'라며 핀잔을 주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는 그동안 달리고 있었으며, 잠시 쉬었을 뿐이지 

원래처럼 다시 걷기 시작한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작은 성취감이다.
집에 있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하루가 그렇게 바쁘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 시작했다.
복잡한 생각들과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경쟁하는 삶에서 벗어나
오늘 하루는 어때서 나쁘지 않았고, 
내일은 또 어떤걸 해볼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들로 잠들 수 있게 되었다. 

 

여유를 느끼기 위해서는
너무 잉여로워서도 안되고 너무 바빠서도 안된다.
그 가운데에 놓인 찰나의 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하루하루의 의미들을 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조금은 어수선한 요즘과 같은 때이더라도

사람들이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아무 생각하지 말자,

오늘은 잘 지냈고 내일은 더 좋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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